의료기기 1등급부터 4등급까지, 무엇이 다를까
혈압계 상자를 보면 "의료기기" 표시와 함께 허가(인증) 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청진기도, 콘택트렌즈도, 치과 임플란트도 모두 의료기기입니다. 그런데 이 제품들을 똑같은 절차로 관리할까요?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의료기기를 위험한 정도에 따라 1등급부터 4등급까지 나누고, 등급이 높을수록 더 까다롭게 심사합니다.
1. 등급을 나누는 기준은 "위해성"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기기가 사람 몸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정도, 즉 잠재적 위해성에 따라 등급을 나눕니다. 몸에 얼마나 오래 닿는지, 몸 안으로 들어가는지, 고장 나면 얼마나 위험한지 등을 따져 정합니다.
| 등급 | 식약처 정의 | 예시 |
|---|---|---|
| 1등급 | 잠재적 위해성이 거의 없는 의료기기 | 수동식 휠체어, 청진기, 지혈대 |
| 2등급 | 잠재적 위해성이 낮은 의료기기 | 체온계, 혈압계, 콘택트렌즈 |
| 3등급 | 중증도의 잠재적 위해성을 가진 의료기기 | 혈당측정기, 고주파 통증완화기, 콘돔 |
| 4등급 | 고도의 위해성을 가진 의료기기 | 필러, 인공유방, 치과용 임플란트 |
콘돔이 3등급이라는 점이 의외일 수 있습니다. 찢어지거나 새면 원하지 않는 임신이나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실패했을 때의 결과를 무겁게 보는 것입니다. 등급은 제품이 복잡한지가 아니라 잘못됐을 때 얼마나 위험한지로 정해집니다.
2. 등급에 따라 시장에 나오는 길이 다릅니다

- 1등급, 신고: 위해성이 거의 없어 정해진 서류를 내고 신고하면 됩니다.
- 2등급, 인증: 대부분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이 기술문서를 심사하고 인증합니다. 다만 기존 제품과 사용 목적이나 작동 원리가 다른 경우처럼, 2등급이라도 식약처가 직접 허가하는 제품이 있습니다.
- 3·4등급, 허가: 식약처가 직접 심사합니다. 필요하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자료도 내야 합니다.
등급이 높을수록 내야 할 시험 자료가 많아지고, 심사 기간과 비용도 늘어납니다. 그래서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회사는 제품을 기획할 때 가장 먼저 "우리 제품이 몇 등급인가"를 확인합니다. 등급이 개발 기간과 비용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3. 생체신호 측정기기는 대부분 2등급
이 블로그에서 다룬 혈압계, 산소포화도 측정기, 심전계는 어느 등급일까요? GOLDN-KP가 2021~2025년 식약처 허가 자료에서 생체신호 측정기기 32개 품목을 모아 보니, 새로 허가·인증·신고된 304건 가운데 298건(98%)이 2등급이었습니다.
| 절차 | 건수 | 비중 |
|---|---|---|
| 인증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 251건 | 83% |
| 허가 (식약처) | 47건 | 15% |
| 신고 | 6건 | 2% |
몸 밖에서 신호를 재기만 하는 기기라 위해성이 낮다고 보는 것입니다. 2등급이면서 인증이 아닌 식약처 허가를 받은 경우도 47건 있었습니다. 펄스 옥시미터(15건)와 자동 전자 혈압계(8건)가 많았고, 47건 중 28건이 수입 제품이었습니다. 같은 2등급이라도 제품에 따라 심사하는 곳과 절차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4. 소비자가 확인할 것
등급을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제품을 살 때 아래 두 가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 "의료기기" 표시와 허가·인증·신고 번호가 있는지: 포장이나 설명서에 적혀 있습니다. 번호가 없으면 의료기기로 허가·인증·신고된 제품이 아닙니다.
- 번호로 조회해 보기: 식약처 의료기기 전자민원창구나 의료기기안심책방에서 제품명이나 번호로 허가 내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허가·인증·신고를 받지 않은 의료기기는 팔 수도, 쓸 수도 없습니다. 의료기기법은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혈압 측정", "산소포화도" 같은 기능을 내세우면서 의료기기 표시가 없는 제품은 한 번 더 확인해 보세요.
정리
- 의료기기는 잠재적 위해성에 따라 1~4등급으로 나눈다
- 기준은 복잡함이 아니라 잘못됐을 때의 위험, 그래서 콘돔은 3등급
- 1등급 신고, 2등급 인증, 3·4등급 식약처 허가, 2등급 중에도 식약처 허가를 받는 제품이 있다
- 생체신호 측정기기는 98%가 2등급, 대부분 인증으로 시장에 나온다
- 살 때는 "의료기기" 표시와 번호를 확인할 것
이 글은 공개된 공공 자료를 정리한 정보입니다. 제품의 정확한 등급과 절차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의료기기 품목 및 품목별 등급에 관한 규정」을 확인해 주세요.
생체신호 측정기기 32개 품목의 등급, 허가 경로, 시장 규모, 업체, 특허 동향이 궁금한 기업 담당자분은 「생체신호 측정기기 시장·기술 동향」 보고서를 참고해 주세요. (크몽 GOLDN-KP)
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등급 분류 안내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품목 및 품목별 등급에 관한 규정」
- 공공데이터포털,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품목허가 정보 (GOLDN-KP 집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