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로 맥박을 재는 기능은 의료기기가 아니라고 지난 글에서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계의 심전도 기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습니다. 같은 손목, 같은 시계인데 무엇이 다를까요? 답은 "무엇을 판단해 주느냐"에 있습니다.
1. 2020년, 스마트워치 심전도 앱의 허가
삼성전자는 2020년 5월, 갤럭시 워치 액티브2의 센서를 이용하는 심전도 측정 앱을 식약처로부터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허가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시계 자체가 아니라 앱(소프트웨어)이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것입니다.
한 달 앞선 2020년 4월에는 같은 앱의 혈압 측정 기능도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허가받았습니다.
2. 맥박과 심전도, 재는 방식이 다릅니다
| 구분 | 맥박 (PPG) | 심전도 (ECG) |
|---|---|---|
| 무엇을 재나 | 손목에 도착한 혈액의 박동 | 심장이 뛸 때 생기는 전기 신호 |
| 어떻게 재나 | 시계 뒷면의 빛 | 시계 뒷면과 버튼, 두 곳의 전극 |
| 측정 방법 | 차고 있으면 자동 측정 | 반대쪽 손가락을 버튼에 약 30초 대고 측정 |
| 알려 주는 것 | 맥박수 | 정상 리듬인지, 심방세동 의심인지 |
| 국내 구분 | 운동·건강관리용(웰니스) |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
심전도는 전기가 흐르는 길을 만들어야 잴 수 있습니다. 시계를 찬 손목이 한쪽 전극, 반대쪽 손가락을 올린 버튼이 다른 쪽 전극이 되어, 두 팔 사이로 흐르는 심장의 전기 신호를 잡아냅니다.

3. 핵심은 "질병을 판단하느냐"
맥박수는 숫자를 보여 줄 뿐, 병이 있다고 말해 주지 않습니다. 반면 심전도 앱은 측정 결과를 동성 리듬(정상)과 심방세동 가운데 하나로 분류해서 알려 줍니다. 심방세동은 대표적인 부정맥으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혈전이나 뇌졸중, 심부전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질병이 의심된다고 판단해 주는 기능은 결과가 틀렸을 때 사람의 건강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정확도를 시험과 임상 자료로 증명하고 의료기기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식약처가 운동·레저용 심박 측정은 웰니스 제품으로, 질병 진단 목적은 의료기기로 나누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혈압 앱도 같은 원리입니다. 혈압은 고혈압 진단의 기준이 되는 값이라, 시계로 재더라도 의료기기 허가가 필요했습니다. 이 앱은 먼저 커프 혈압계로 잰 기준 혈압을 입력하고, 4주마다 다시 커프 혈압계로 보정해야 합니다. 시계가 커프 혈압계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커프 혈압계를 기준으로 삼아 그 사이를 이어 주는 방식입니다.
4. 스마트워치 심전도가 못하는 것
스마트워치 심전도는 병원 심전도와 같지 않습니다. 애플은 자사 심전도 앱 안내에서 다음과 같이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 단일 유도 심전도입니다. 병원 심전도는 보통 심장을 12방향에서 보지만, 시계는 그중 한 방향(1유도와 비슷)만 봅니다.
- 심근경색(심장마비)을 찾아내지 못합니다.
- 혈전이나 뇌졸중도 찾아내지 못합니다.
- 22세 미만은 사용 대상이 아닙니다.
가슴 통증, 압박감, 조이는 느낌이 있으면 시계 결과와 관계없이 바로 응급 연락을 해야 합니다. 시계가 "정상"이라고 해도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 가는 것이 우선입니다.
5. 스마트워치 의료기기, 앞으로 늘어납니다
시계는 그대로 두고 소프트웨어만 의료기기로 허가받는 방식은 점점 늘고 있습니다. GOLDN-KP가 식약처 허가 자료를 집계한 결과, 2021~2025년 품목명에 생체신호 분석이 들어간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는 40건이었고, 그중 스마트워치용 휴대형 분석 소프트웨어가 10건이었습니다. 삼성전자의 산소포화도, 가민의 심전도 같은 기능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하드웨어를 새로 만들지 않아도, 이미 손목에 있는 센서에 판단하는 소프트웨어를 얹어 의료기기가 되는 흐름입니다.
정리
- 스마트워치 맥박 측정은 웰니스, 심전도와 혈압 앱은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 차이는 질병을 판단해 주느냐, 판단하면 정확도를 증명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 심전도는 시계 뒷면과 버튼, 두 전극으로 약 30초 동안 잰다
- 스마트워치 심전도는 단일 유도, 심근경색과 뇌졸중은 못 찾는다
- 혈압 앱은 커프 혈압계로 4주마다 보정해야 한다
- 증상이 있으면 시계 결과보다 병원이 먼저
이 글은 공개된 자료와 기업 발표를 정리한 정보입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대한 판단은 의사와 상의해 주세요.
심전계, 홀터 심전계 등 생체신호 측정기기 32개 품목의 국내 시장 규모와 허가, 특허 동향, 그리고 분석 소프트웨어의 흐름이 궁금한 기업 담당자분은 「생체신호 측정기기 시장·기술 동향」 보고서를 참고해 주세요. (크몽 GOLDN-KP)
출처
-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 심전도(ECG) 측정 앱 허가 취득」 (2020.5)
-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 혈압측정 앱 허가 취득」 (2020.4)
- Apple 지원, Take an ECG with the ECG app on Apple Watch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와 개인용 건강관리(웰니스)제품 판단기준」
- 공공데이터포털,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품목허가 정보 (GOLDN-KP 집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