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에 집게를 끼우면 몇 초 뒤 숫자 두 개가 뜹니다. 하나는 맥박수이고, 다른 하나는 산소포화도(SpO2)입니다. 98이면 괜찮은 걸까, 94면 걱정해야 할까? 오늘은 이 숫자를 읽는 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산소포화도란 무엇일까
피 속의 적혈구에는 헤모글로빈이 있고, 헤모글로빈이 폐에서 산소를 싣고 온몸으로 나릅니다. 산소포화도는 헤모글로빈 가운데 산소를 싣고 있는 비율입니다.
98%라면 헤모글로빈 100개 중 98개가 산소를 싣고 있다는 뜻입니다. 숫자가 낮을수록 몸 구석구석에 전달되는 산소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2. 빛으로 산소를 재는 원리
지난 글에서 스마트워치가 초록빛으로 맥박을 잰다고 소개했습니다. 산소포화도는 빨간빛과 적외선, 두 가지 빛을 씁니다.
- 산소를 실은 헤모글로빈은 빨간빛을 덜 흡수하고 적외선을 더 흡수합니다. 그래서 선명한 붉은색을 띱니다.
- 산소를 내려놓은 헤모글로빈은 빨간빛을 더 흡수합니다. 그래서 정맥혈은 검붉게 보입니다.
측정기는 두 빛이 손가락을 통과한 양을 비교합니다. 이때 맥박이 뛸 때마다 변하는 부분만 골라 계산하기 때문에, 뼈나 피부가 아닌 동맥혈의 산소포화도를 알 수 있습니다. 피를 뽑지 않고도 몇 초 만에 결과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3. 숫자를 읽는 기준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은 산소포화도가 95~100%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일반적인 정상 범위를 95~100%로 안내합니다.

코로나19 유행 때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집에서 산소포화도를 재는 환자에게 다음 기준을 안내했습니다.
| 측정값 | NHS 안내 |
|---|---|
| 95% 이상 | 대부분 정상 범위 |
| 93~94% | 의사나 상담 전화에 연락 |
| 92% 이하 (1시간 안에 다시 재도 같을 때) | 응급실 방문 또는 응급 전화 |
이 기준은 코로나19 재택 환자를 위해 만든 것이라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92% 이하가 계속되면 바로 진료를 받는다"는 감각을 익혀 두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숨이 차거나 입술이 파랗게 변하는 증상이 함께 있으면 숫자와 상관없이 바로 병원에 가야 합니다.
4.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 만성 폐질환이 있는 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같은 병이 있으면 평소 산소포화도가 낮을 수 있고, 의사가 따로 목표 범위를 정해 주기도 합니다. 영국흉부학회는 이산화탄소가 몸에 쌓일 위험이 있는 COPD 환자의 산소 치료 목표를 88~92%로 권합니다. 반드시 주치의가 알려 준 기준을 따르세요.
- 높은 곳에 있을 때: 높은 산이나 비행기 안에서는 공기 중 산소가 적어 수치가 평소보다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 잠잘 때: 수면무호흡이 있으면 자는 동안 수치가 반복해서 떨어집니다. 낮에는 정상이어도 밤에 떨어진다면 수면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5. 숫자가 틀리게 나오는 경우
산소포화도 측정기는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빛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면 값이 흔들립니다. FDA는 정확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다음을 꼽습니다.
- 혈액순환이 나쁠 때: 손이 차갑거나 저리면 신호가 약해집니다. 손을 비벼 따뜻하게 한 뒤 잽니다.
- 매니큐어와 인조 손톱: 짙은 색 매니큐어는 빛을 가립니다. 지우고 재거나 다른 손가락을 씁니다.
- 피부색, 피부 두께, 피부 온도
- 흡연: 담배 연기의 일산화탄소가 헤모글로빈에 붙으면, 측정기가 이를 산소로 착각해 실제보다 높게 표시할 수 있습니다.
영국 NHS 병원의 가정용 측정 안내는 이렇게 권합니다. 5분 이상 앉아서 쉰 뒤 잽니다. 손가락에 힘을 빼고 손을 가슴 위에 올려 둔 채 움직이지 않습니다. 숫자가 안정되도록 1분 이상 그대로 두고, 30초가 지나도 숫자가 안 나오면 다른 손가락으로 바꿉니다. 한 번 재고 끝내기보다 같은 시간에 여러 번 재서 평소 내 수치를 알아 두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6. 의료기기와 건강관리용 제품의 차이
FDA는 약국이나 인터넷에서 파는 일부 제품이 일반 건강관리용이나 스포츠·항공 레저용으로 판매되며, 의료 목적이 아니어서 FDA 심사를 받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스마트워치의 산소포화도 기능도 대부분 건강관리 참고용입니다.
국내에서는 '펄스 옥시미터'가 의료기기로 관리됩니다. 2021~2025년 국내에서 새로 허가·인증된 펄스 옥시미터는 39건이고, 그중 19건이 수입 제품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국내 생산이 많이 수출된다는 것입니다. 2025년 국내 생산 약 198억 원 가운데 약 144억 원(73%)이 수출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질병 관리 목적으로 쓰려면 포장에 "의료기기" 표시와 허가(인증) 번호가 있는 제품을 고르세요.
정리
- 산소포화도는 헤모글로빈 중 산소를 실은 비율, 건강한 사람은 대개 95~100%
- 빨간빛과 적외선 두 빛의 흡수 차이로 잰다
- 92% 이하가 계속되거나 숨이 차면 바로 진료, 만성 폐질환자는 주치의 기준을 따를 것
- 찬 손, 매니큐어, 흡연, 움직임은 수치를 틀어지게 한다
- 질병 관리용이라면 의료기기 허가 제품을 쓸 것
이 글은 공개된 자료와 기관 안내를 정리한 정보입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대한 판단은 의사와 상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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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국 식품의약국(FDA), FDA Warns About Limitations and Accuracy of Pulse Oximeters (2021)
- 영국 NHS England, COVID Oximetry @home 표준운영절차 (Pulse 보도)
- 영국 NHS 글로스터셔 병원, Pulse Oximeter how to guide
- 영국흉부학회(BTS), 성인 응급 산소 사용 지침 (2017)
- 식품의약품안전처, 「2025년도 의료기기 생산 및 수출입실적 통계자료」
- 공공데이터포털,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품목허가 정보 (GOLDN-KP 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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